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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로의 시사칼럼 – ‘금메달’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06.02.26 00:00|조회수 : 709

흔히들 입학시험이나 고시에 실패하는 경우 미끄러졌다고 한다. 선거에서 낙방을 해도 곧잘 미끄러졌다고 한다. 이처럼 미끄러진다는 말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경우에,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에 많이 쓰인다.

 

그러나 스키나 스케이트를 주로 사용하는 동계올림픽은 이와 정반대다. 그저 잘 미끄러져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잘 달리고 잘 뛰어야 하는 하계올림픽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10일부터 개최된 2006 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들의 조국 대한민국 선수들은 이런 의미에서 제법 잘 미끄러졌다.

 

노메달 행진이 이어지는 뉴질랜드나 10위권 밖에서 맴돌고 있는 호주를 바라보면서 오랜만에 후련함을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을까. 모든 분야에서 다수 타민족의 절대 우위에 눌려 살아가야만 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민생활 언저리에 그래도 금메달 경쟁 10위권내 열강 국가 대열에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우리들의 조국 대한민국을 바라보노라니 남몰래 조용한 기쁨이 넘쳐난다. 늘 필요 이상으로 평가절하된 느낌 속에 살아가야만 하던 이민생활에 무언가 제대로 평가를 받는 기분이었고 그리고 무언가 앞설 수도 있다는 민족적 자긍심 마저 오랜만에 머리를 들었다.

 

비단 스포츠 분야만이 아니다. 뉴질랜드에서의 이민 역사가 10여년 넘게 흐르는 사이 경제 각 분야의 크고 작은 기업체를 운영해가는 이민 1세들의 성공담은 우리들을 크게 고무시키고 분발시킨다. 유럽인들의 체구에 조금도 손색없는 1.5세들, 그리고 그들이 원어민에 거의 가깝게 발음하는 제2외국어의 억양이나 액센트는 저절로 즐거운 마음을 들게 해준다. 게다가 교민 자녀들이나 유학생들이 뉴질랜드 각급 학교에서 덕스(수석)로 졸업했다거나 명문대학에 대거 입학했다는 소식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다. 더구나 현지인들도 쩔쩔매는 의과대학이나 법과대학 또는 상과대학 등의 본과 대거 진출 소식 등은 이 모두가 금메달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흐믓한 일은 이민 1.5세대들이 이미 뉴질랜드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중견사원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응집된 민족의 저력이 세월이 흐를수록 이제 머지않아 금메달로 나타나리라는 확신이 든다. 그러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이들을 후원하며 뒷받침해주며 살아가는 이민 1세대들의 자세야말로 우리들 보통 사람들이 목에 걸어야 할 진정한 의미의 금메달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전인 1948년 스위스 장크트모리츠에서 열린 제5회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우리 조국이 금메달 경쟁에서 이제는 세계 열강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며 상위권 진입에 성공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민 1.5세나 2세들의 뉴질랜드 주류사회 진입도 이제는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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