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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로의 시사칼럼 – 불타는 시드니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05.12.18 00:00|조회수 : 792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지난달초 촉발된 이민자 폭력사건은 1966년 파리의 레지스땅스 해방 운동을 다룬 르네 클레망 감독의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Is Paris Burning?)를 상기시켰다. 물론 당시 영화속 스토리와 현실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지만 파리시의 현재 모습은 Yes, its burning이었다.

 

 밤새 화염병을 던지는 이슬람교 아프리카계 청년들과 수백대의 차량들이 불타는 모습이 TV뉴스로 전해지자 예술의 도시 파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한 독일 장교의 갈등은 그야말로 흘러간 옛 명화의 스토리로 남고 말았다.

 

이러한 폭력사태는 프랑스 전역 90개 도시로 확산되면서 때아닌 통금이 실시되고 집회 자유가 제한되는 등 프랑스 국민들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소수 민족들의 저항에 비상사태까지 선포하고 나섰다. 지난 7·7 영국 런던 테러사건으로 유럽인들은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슬람 이민 2세들의 자생적 테러를 경험했다. 이번 파리 폭력 사태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폭력 가담자들은 대부분 무슬림 교도로, 프랑스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민 2~3세들이다. 이민자 비율이 높은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국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도미노처럼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유사한 인종간 분규가 불거지기는 이웃나라 호주도 매한가지다. 앵글로색슨이 주류를 이루는 백호주의(白濠主義)의 본산지 호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호주내 아시안 이민을 한사코 반대하던 핸슨 파문을 차치하고 이번엔 시드니 Cronulla 해변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11 Cronulla 해변가 호주의 수상안전 요원들이 레바논계 청년들에게 구타당한 이후 이를 보복하기 위한 백인계 청년들과 중동계 청년들간의 공방전으로 Cronulla 해변가는 피튀기는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보복주의에 철두철미한 중동계들이 무슬림 형제들이여, 주말에 모이자라는 문자메시지를 호주 전역에 뿌려놓았다고 한다.

 

사태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급기야 존 하워드 수상은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의 국제적 위신과 명성에는 흠이 될 수 없는 사소한 분규라고 하면서 사태의 진정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동안 소외와 차별에 시달리던 소위 Middle East appearance들의 고조된 불만에 불씨를 당긴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러나 이 같은 호주 이야기는 강 건너 불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들의 1.5, 2세대들이 차별당하지 않고 제 몫을 모두 잘 감당해나가는 사회 일꾼들로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염원뿐이다. 시드니도 지금 불타고 있는가? 호주 친지들에게 이렇게 국제전화를 건다면 이는 소름끼치는 일이다.

선데이타임즈  article@koreanz.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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