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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로의 시사칼럼 - 한국 ‘말’과 ‘돈’의 현주소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05.10.09 00:00|조회수 : 1515

골치 아픈 통계치를 차치하고라도 뉴질랜드에서 우리 교민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North Shore이다.


오다가다 부지기수로 마주치는 낯선 교민들이라도 물어 물어 추적해보면 이 지역의 길거리에서는 서로가 인연이 닿아 알만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우리 교포들이 ‘참 많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이 지역은 유독 한글 간판들이 눈에 많이 띄어 ‘교민경제’의 본산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리를 지날 때에도 여기저기서 한국말들이 적지 않게 들려온다. 그래선지 본토박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North Shore의 제2외국어는 ‘Korean’이라는 말마저 나돈다.


사람들 뿐만이 아니다. 도로에서는 너무 흔하게 한국산 자동차가 달린다. 현지인 가정집에서도 냉장고, TV, 전자레인지 등 한국산 가전제품을 아주 쉽게 볼 수 있고 이들의 손에 쥐여진 한국산 Mobile Phone들은 88올림픽 주제곡인 ‘Hand in Hand’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더구나 한국식품 전문가게가 아닌 이 나라 슈퍼마켓에서도 한국산 스낵이나 식품이 버젓이 어깨를 편채 진열돼 팔리고 있다.


이렇듯 한국과 뉴질랜드와의 교역은 본토박이 현지인들의 생활 곳곳에 미치고 그 거래규모가 열손가락 안에 꼽히고 있으면서도 정작 이러한 경제를 움직이는 한국 돈 ‘원(Won)’은 뉴질랜드 외환시장 공시표에는 설 자리가 없다.


뉴질랜드 제2외국어 NCEA 시험과목에도 ‘한국어 과목(Korean)’이 있다. 매년 시험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응시생 숫자나 시험 성취도가 미미해서인지 제2외국어로써의 중요도는 아주 미약해 보인다.

영어시험을 쳐야만 이민올 수 있는 이민자들과 영어를 배우러 오는 유학생들의 엄청난 숫자 탓인지 뉴질랜드의 버젓한 제2외국어 ‘Korean’은 왠지 그늘에 가리어 햇빛을 못보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제 나라 물자와 사람의 교역이 빈번하다 하더라도 제 나라 ‘돈’과 ‘말’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우리들의 현주소는 왠지 금싸라기 땅 위의 초가집처럼 느껴진다.


Korean Community의 심장부인 North Shore의 한 무고한 교민 가정집 우편함이 뽑혀서 길거리에 내팽개쳐지고 달걀과 물병세례가 유리창으로 날아들었다고 한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동안 알게 모르게 떠돌던 한국 사람들에 대한 온갖 인종차별 풍문들이 이곳 로컬신문에 활자화된 것은 적지않은 충격을 준다.


“I like Kiwi people. I can’t understand why anybody would do this” 피해를 당한 이 가정의 절규는 우리들의 가슴을 끓게 해주고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해준다. 우리들의 ‘돈(Won)’과 ‘말(Korean)’이 제자리를 찾지 못할 때 이들의 못된 행패는 계속되리라 생각된다.

선데이타임즈  article@koreanz.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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