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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로의 시사칼럼 - ‘발가벗은 미국’의 이재민 수용소
선데이타임즈 | 승인 2005.09.11 00:00|조회수 : 1279

미국은 늘 풍요와 부유의 국가로 머릿속에 떠올려진다. 더구나 어렸을 적부터 한미관계의 끈끈한 유대관계 속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해온 우리들로써는 알게 모르게 미국의 영향을 받아왔고 우리들의 의식 한구석에서는 미국에 대한 선망과 ‘친미사상’이 무의식 중에 젖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일부 신세대들은 ‘반미사상’에 고취돼 있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지나친 ‘친미사상’의 반작용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메리칸 드림’의 본고장 미국은 ‘자유와 기회’의 나라로 넘쳐나는 풍요와 부유의 이미지로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선지 102층짜리 세계무역센터의 9·11사태 같은 파괴는 있을지언정 ‘쓰나미’나 대홍수 같은 천재지변은 의례껏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하다고 느끼던 터였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이상스럽게도 현실적으로 수많은 천재지변의 재앙과 재난이 관개와 치수가 낙후된 가난하고 못사는 후진국들만을 엄습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최강 경제문명대국 미국에도 자연재해가 밀어닥쳤다. 시속 200Km 가까운 폭풍과 미시시피강이 범람하는 대홍수를 몰고 왔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미국 강타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완전히 쓰러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어떻게 콘크리트의 빌딩 숲 문명의 한도시가 저처럼 처절한 침수와 폐허로 바뀔 수 있을까 싶도록 현장뉴스를 전하는 TV 리포터의 흥분된 목소리만큼 뉴스현장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가슴도 전율이 온다.

지난 4일자 뉴욕타임즈지는 이번 ‘카트리나’ 최대 피해의 도시 뉴올리언스를 ‘인종분열이 빚은 사회계급계층의 극명한 단층과 빈부격차 양극화 현상을 여지없이 발가벗겨 보이는 미국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묘파했다. 흑인들의 인구분포가 전체 도시인구의 67.3%나 차지하는 뉴올리언스는 미국사회의 저소득 계층, 흑인들의 재즈음악이 무성한 도시라고 한다.


이재민 수용소로 변해버린 뉴올리언스의 ‘슈퍼돔’에는 휘황찬란했던 불빛이 사라지고 한숨과 눈물이 범벅된 이재민 흑인들이 득실댔다고 한다. 허울좋은 미국의 다문화체제(multi-culture society) 속에서 밀려난 소외계층의 이야기가 이민 와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피해를 당한 2,500여명의 재미동포들은 아무도 수용소 신세를 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인회와 교회가 4인조로 조를 짜서 재해를 입은 동포들의 침식을 돕고 있다는 훈훈한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해준다.

피해업소 180여개, 가옥피해 800여채의 재해를 입은 동포들이 하루빨리 꿋꿋이 다시 일어서기를 기원해본다.

선데이타임즈  article@koreanz.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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